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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것 being philosophical' 은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일 뿐이다. 피할 수 없는 노화 과정과 찰나 같은 인생은 어떠한가? 인간 조건의 이런 특징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마찬가지로 냉철해야 할까?
스토아학파의 기본 사상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밖의 다른 일에 대해서는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회의론자들처럼 스토아학파는 마음의 평정을 지향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처럼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할 때에도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비록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우리의 통제 범위 안에 있지 않더라도 벌어지는 일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사상이 스토아철학의 핵심이었다. 우리는 행운과 불행에 대한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마치 날씨처럼 생각하지만, 그와 달리 스토아학파는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감정을 단순히 우리에게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하는 걸 얻지 못할 때 우리가 꼭 슬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각 우리를 속일 때 반드시 화를 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스토아학파는 감정이 추론을 흐리고 판단을 저해한다고 믿었다. 우리는 감정을 통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스토아학파가 옹호한 무신한 상태를 견지하면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사건들을 직면했을 때 불행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냉정하고 무정하고 어떠면 비인간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평온함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라면 너무 지나친 셈이다.